달인캠핑장에서 혹한기 훈련을 하다

평온했던 나날에 신선한 충격을 준 달인캠핑장에서의 2박 3일간 혹한기 훈련 이야기

달인캠핑장에서 혹한기 훈련을 하다

2022년 10월 12일, 아직은 가을이라고 생각하고 예약한 캠핑장에서 나는 군대에서도 겪지 못했던 혹한기 훈련을 했다. 달인캠핑장은 작년에도 다녀왔던 곳이고 가을에 메뚜기 방아깨비등의 곤충이 많아서 아이들이 많이 좋아했었다. 그리고 근처에 방방이도 있어서 아이들이 즐겁게 놀았었다. 그때는 약간 여름에 가까웠던 가을, 9월 쯤이었다. 추위는 커녕 더위를 식히느라 매점을 왔다 갔다 하며 각얼음으로 2박 3일을 버텼다. (이젠 알피쿨이 있어서 얼음이 녹거나 식재료가 상할걱정은 없다.) 😝 아무튼 그때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예약한 달인캠핑장은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징조가 좋지 않았다.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큰 아들은 언제든 놀러갈 때 비를 부르는 초능력이 있다. 거의 90%이상 큰 애와 여행때는 늘 비가 왔다.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한 캠핑. 놀러가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즐거운 마음으로 도착한 달인캠핑장.. 너무 일찍 왔던 탓에 캠지기님께서 아직 들어갈 수가 없다고 했다. 너무 일찍 왔다. 입실이 1시인데 12시 20분쯤 도착했다. 비가 와서 캠핑러 들이 아직 정리가 덜 되었다고 캠지기님이 말씀하셨고어쩔수 없이 주변에서 시간을 때우려고 하는데 마침 근처에는 고모리라는 곳이 있다. 사람들이 많이 놀러 오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카페등에서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점심식사도 캠핑장에서 해 먹는 것을 목표로 왔기 때문에 일단 고모리는 제외했다. 생각해 보니 오다가 하나로 마트를 봤다. 마트에 가면 뭐든 살것이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이동 하는데 마침 이동하다가 와이프가 살것을 생각해 내셨다. 종이컵, 종이 접시 등등.. 하지만 내가 누군가 참새가 방아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듯이 나도 마트에서 아무것도 사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닭 한마리와 닭 볶음탕 양념을 샀다. 와이프도 굳이 말리지 않았다. 먹을 것은 많으면 좋은 것이 아닌가. 구매를 마치고 하나로 마트 주차장에서 핸드폰을 하며 각자의 시간을 즐기다가 1시 5분전에 캠핑장으로 출발했다. 정말 정확하게 캠핑장 입구에 1시에 도착했다. 나 자신의 시간관념을 자찬하며 캠핑장에 진입, 캠지기의 말을 듣고 쓰레기봉지를 하나 받고 2박 3일동안 나의 안식처로 향했다. 그 곳은 바로! 페리도트 6번 P-6. 그 때까지 난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상상도 못하고 얼굴전체에 웃음을 띄운상태로 룰루랄라 운전을 해서 언덕을 올라갔다.

우리 가족은 일부로 토요일을 피해서 일요일에 캠핑장에 왔기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텐트안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나도 그들의 여유로움에 빨리 합류하기 위해서 부랴부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에(나는 아직 비올 때 텐트 쳐 본 경험이 없다.) 아이들은 방방이에 집어 넣고 미리 준비한 우비를 입었다. 그리고 자신있게 장비를 꺼내어 와이프의 도움은 빌리지 않고 혼자 타프를 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투브를 보고 진즉 배워놨던, 이미 몇번을 그 방법으로 타프를 쳤던 방법을 사용하여 타프를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비때문에 땅이 물러있던 것인지, 혼자 설수 있게 고정해 놓은 메인 폴대의 팩이 뽑혀 나왔다. 하나의 타프가 쓰러지니 반대편에 자동차 근처에 있던 메인 폴대도 힘없이 쓰러지며 나의 소중한 자동차의 본내트 옆 부분을 강타했다. 순간 나의 머리도 강타당한양 멍해지고 그저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다. 와이프는 나의 맨붕을 눈치 챈것인지 다시 치면된다고 다시 움직일 것을 종용하며, 그래도 걱정이 되었는지 자동차는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옆 사이트쪽으로 이동주차해놓고 다시 타프를 치자고 했다. 나는 사실 그 때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고 갑자기 그냥 뜬금없이 집에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신나게 방방이를 타고 있던, 나를 독려하는 와이프와 캠핑을 기대하고 있던 아이들을 실망시킬수는 없었고 다시 팩다운을 하기 시작했다. 와이프가 한시간정도 폴대를 잡고 서 있어준 덕분에 빠르게 타프를 치긴 쳤는데 나는 팩이 또 빠지지 않을까 계속 걱정이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팩을 교차로 박으면 좀 괜찮다고 직장동료가 알려줬다. 하지만 이때의 나는 알지못했기 때문에 팩도 긴걸 사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메인폴대를 지지할 팩 4개를 캠핑이 끝나고 집에가면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아직도 사진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타프를 치고 타프안에서 텐트를 쳤는데 팩다운을 하지 않고 친다음에 와이프와 같이 들고 타프안으로 반정도 걸치게 텐트를 밖으로 뺐다. 그렇게 해서 타프 안에 공간도 확보했다. 텐트도 빠짐없이 팩다운을 하고 난 후, 안심하고 차를 다시 우리 사이트 옆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훈련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P-6 사이트는 공식홈페이지에서도 뷰 맛집으로 소개된 곳이다. 그래서 뷰가 좋았다. 그런데.. 머리는 젖어서 떡지고 우비를 입었지만 습기 탓인지 물이 그래도 어떻게든 튀어서 옷을 적신건지 점점 내려가는 온도와 점점 크게 느껴지는 바람이 나의 체온을 앗아가기 시작했다. 내가 이 정도면 와이프는 추위를 더 많이 타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견디기 힘겨울 터였다. 미리 대비하고 사놨던 사이드월이 제 역할을 해주는 것 같긴 했지만, 모든 바람을 다 막을 순 없었다. 첫째날 우리는 늦은시간까지 불멍을 때리는 것을 포기하고 빠르게 저녁을 먹고 텐트안으로 들어갔다. 텐트안은 미리 준비한 미니온풍기 덕에 훈훈했고 텐트치느라 고생고생하고 밖은 평소 캠핑올 때 보다 추웠지만 텐트 안은 그동안 캠핑왔을 어느 때 보다 쾌적했다. 그렇게 다른 캠핑러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둘째날 아침. 일어났는데 깜짝놀랐다. 아침에 일어나면 늘 차가웠던 공기가 훈훈한게 아닌가. 미니 온풍기 덕이었다. 사람들이 추천하는 이유가 있구나! 다시한번 생각하고 이슬이 맺힌 텐트 문을 열고 나갔다.

추웠다...

너무 추웠다. 그냥 텐트안에 계속 있고 싶었다. 다행히 비가 점점 그치는 듯 했다. 그래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여전히 추웠다. 인터넷 뉴스에서 날씨를 확인해보니 기온은 5도 정도에 포천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됐다고 했다. 하나 둘씩 캠핑온 사람들이 떠나가기 시작하고 뭔가 내 마음도 허전해 졌다.

아무도 없는 캠핑장에 우리 가족만 홀로 남겨지니 나도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생겼다. 와이프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제 힘들게 사이트를 구축한 생각이 나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잠깐의 생각의 일탈을 끝내고 아이들을 놀러보낸 우리 내외는 음식을 계속 준비했다. 어제 못 땐 땔감은 계속 화로대에 태우며 어느정도의 온기를 확보하고 계속 음식을 했다. 사실 캠핑장에 오면 대부분 음식을 해서 먹는데에 시간을 다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알피쿨에 담아온 음식이 많기 때문에 허전함이 남아있던 마음도 다시 풍족해지고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그렇게, 사온 고기들과 닭볶음탕, 감바스등을 해먹으면서 시간이 흘렀고 옆옆사이트에 우리 내외보다는 나이가 조금더 있는 것 같은 부부가 캠핑장에 왔다. 쉐보레 브랜드의 트럭을 끌고 왔는데 이리저리 작업을 하더니 차와 연결된 텐트가 완성됬다. 나는 느긋하게 힐끔힐끔 처다보면서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어제의 캠핑러들은 어제의 나를 그렇게 지켜봤을까? 새로온 캠핑러와 어제의 나를 자연스럽게 대입시키며 한껏 여유로움을 즐겼다. 그리고 옆에 누군가 다른 캠핑러가 있다고 생각하니 웬지 모르게 동지애 같은것도 생겼다. 든든하다고 할까? 와이프도 큰 캠핑장에 우리만 있던게 불안했었는지 다른 캠핑러가 생기자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처럼 보였다.

떡국을 잘 먹는 아이들
떡국을 잘 먹는 아이들

둘째날도 여전히 추웠지만 여유롭고 즐거웠다. 하지만 10월에는 캠핑오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됬다. 옆 사이트에서 등유난로도 꺼내고 하는 모습을 보니 가을에도 이정도 날씨에는 타프로 캠핑하는 것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날은 아이들을 저녁을 빨리 먹이고 텐트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평소에는 잘 시켜주지 않는) 핸드폰을 실컷 하라고 시간을 풀어준뒤 와이프와 나는 불멍에 소주 한잔을 하며 장작만 다 때고 들어갈 생각으로 밖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점점 더 추워졌고 끝내 장작을 다 때지 못하고 마무리한 후 텐트안으로 들어갔다. 화로대와 소주파워로도 추위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불 주변으로 모인 아이들)
(불 주변으로 모인 아이들)

셋째날(집에 돌아가는 날), 또 아침을 쾌적하게 맞으며 일어나서 아침준비 및 철수준비를 하려는데 날이 너무 좋았다. 집에 갈 때가 되니 큰아들의 초능력이 끝나가는 것 같았다. 해가 쨍쨍하게 비추기 시작했다. 장비를 걷어서 아무도 없는 사이트에 널어 놓으니 금세 말랐다. 캠핑하러 와서 내내 보지 못했던 곤충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사마귀가 많았다.) 캠핑장비 정비하기에는 최고의 날씨. 하루만 더 있고 싶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떠났다.